뿌리 깊은 나무......

소망의언덕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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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 짓는데 있어 거름이 필요하다. 모를 심기 전에는 밑거름, 모 이양 후 한 달 정도 뒤에 웃거름, 벼 이삭이 나오기 25일 전 정도에 이삭거름을 살포해준다. 문제는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옆집 논에 벼가 유난히 파랗고 내 논이 누런색이면 욕심을 내어 더 많은 비료를 주려는 마음이 생긴다. 상황을 봐서 이삭거름은 건너뛰기도 한다. 무조건 파란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밑거름 웃거름 이삭거름은 화학비료를 사용한다. 그 효과는 즉시 나타난다. 하지만 권장량보다 많이 하면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태풍이다. 욕심껏 거름을 하였으나 비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거나 태풍이 없으면 의외로 많은 수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비바람이 거세거나 태풍이 오면 벼가 다 쓰러진다는 것이다. 벼가 쓰러지면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벼가 물에 잠겨서 바로 세워주지 않으면 싹이 나고 썩어가기도 한다. 비록 온 힘을 다해 세워도 수확량이 확 떨어지게 된다. 물론 그 벼 세우는 일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다. 집을 짓다가도 빨리 하려고 하다 잘못 공사해서 다시 헐고 공사하는 것이 훨씬 힘든 것처럼 말이다. 결국 화학비료는 근본적으로 땅 힘을 좋게 하는 것이 아니다. 임시방편으로 약간의 도움을 주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화학비료다.

신앙에도 화학비료가 있을 것이다. 어려운 문제를 만나 어쩔 수 없이 하는 긴급한 기도나 특별 새벽기도, 부흥회, 단기선교 등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늘 기도하는 삶으로, 부흥회에서 받은 은혜를 힘입어 주를 따르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삶을 사는 것으로, 단기선교를 통해 받은 열정을 교회와 세상에서 펼치며 살아가는 삶을 계속해 간다면 좋은 것이다. 그런 삶을 지속해가는 것은 화학비료가 아닌 진짜 좋은 퇴비가 될 것이다. 그 진짜 퇴비가 화학비료 없이도 땅 힘을 좋게 하여 거센 비바람과 태풍에도 넘어지지 않고 견디어 풍성한 알곡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건강한 신앙인인지 아닌지는 태풍이라는 고난이 올 때 분간할 수 있다. 그 거센 비바람에 비록 흔들지만 넘어지지 않고 견디는 사람이 건강한 신앙인이다.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아픔이 있기 마련이다. 그 흔들림과 아픔을 통하여 더 내면을 단단히 하고 뿌리를 땅속 깊이 내리는 것이다. 갈등과 아픔과 변화가 있기에 성장한다. 땅속으로의 깊이만큼이 땅 위로의 높이다. 뿌리는 달콤한 화학비료가 없으면 더 깊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 내려간다. 더 깊이 파고 들어간다. 단단히 땅에 뿌리를 박는다. 그 나무는 어떤 비바람에도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

우리의 육체에 잠깐의 달콤함을 주는 유혹에 나를 내려놓지 말아야 한다. 그것의 달콤함에 빠지지 말자. 우리의 근원인 주님에게 깊이 뿌리를 내리자. 날마다 말씀을 묵상하며, 그 말씀이 내 삶에서 나타나도록 기도의 자리에 나아가자. 주님께 집중함이 힘이다. 능력이다. 성장이다. 단단함이다. 생명이며 열매다. 모든 좋은 것들은 생명이신 주님에게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