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어놓고 믿어야 할 책......

소망의언덕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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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교계에 유대인의 교육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브루타’이다. 유대인의 교육법 ‘하브루타’는 짝, 파트너 라는 뜻으로 학생들이 짝을 지어 대화하고 토론· 논쟁하는 학습방식을 말한다. 유대인들은 토라(율법)와 탈무드를 하브루타 방식으로 공부한다. 즉 토론하고 논쟁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는 것이다.

유대인의 공부의 목적 자체가 좋은 직장이나 좋은 성적이 아니다. 더 나아가 지적능력을 계발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이 공부하는 이유는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공부하는 것이다. 그러니 성적을 매기고 등수를 정할 필요가 없다. 단지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더 정확하고 올바르게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지적으로 깊이 있고 철저하게 사고(思考)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의 지성을 시험으로 평가하는 체제에서 아이들은 자유롭고 당당하게 사고하는 것을 멈추고 시험에 유리한 방식으로 사고하는 법을 터득한다. 시험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면, 즉 정신의 자유가 없으면 아이들은 자기 주도성과 자발성을 잃고 지성은 위축된다. 비판적, 창의적 사고는 자유로운 정신에서만 나온다. 또한 시험으로 단편적인 지식의 양은 평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인간의 지적능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는 없다. 다양한 의견을 접해야 창의성이 나오고, 폭넓은 지식이 있어야 통합적 사고도 가능하고, 깊이 있게 공부해야 비판적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힘도 생긴다.

지금까지의 우리의 교육환경은 어떠한가요? 단순히 많이 외우는 주입식 공부법이 주류를 이루어왔다. 이러한데 유대인의 교육법인 하브루타를 도입한다고 해서 토론과 논쟁이 이루어질까? 비판적 시각과 창의성이 계발될까? 답은 결코 이루어질 수 없다. 왜냐하면 토론과 논쟁을 위해서는 그 주어진 주제에 대해 다각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그래야 토론과 논쟁을 할 수 있고, 그래야 비판적 창의적 사고와 시각이 생긴다. 그런데 그런 다각적인 공부를 해 보지를 않은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토론해라, 논쟁해라 해보았자 되지 않는다.

토라는 율법이다. ‘법’을 단순히 문자적으로 받아들여서는 그 법이 법 노릇을 못할 때가 많다. 법은 여러 상황과 맥락에서 적용해야 하기에 그렇다. 그러므로 법은 해석이 필요하다. 이 해석 부분에서 다양한 의견과 생각들이 나온다. 유대인들의 하브루타를 통해 율법을 시대적 상황에 맞게 해석해 놓은 것을 모은 것이 ‘탈무드’이다. 율법을 주신 하나님의 본심(本心)이 무엇인지를 시대 상황에 맞게 해석하기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지난한 작업을 유대인들은 토론과 논쟁을 통해서 해온 것이다. 이것이 유대인들의 힘이다. 이처럼 성경에 대한 지적탐구가 필요한 것이다. 성경은 덮어놓고 믿는 책이 아니라, 열어 놓고 믿어야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