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가 실현된 날........

소망의언덕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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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4일, 대한민국의 역사에 또 하나의 중대한 장면이 기록되었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했고, 열흘 뒤 그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3평 남짓한 구치소 독방에 재 수감 되었다. 같은 날, 오랜 시간 ‘항명죄 피고인’으로 불리며 시련을 견뎌왔던 박정훈 대령은 무죄 확정판결과 함께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복귀했다.

정의가 실현된 날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거창하거나 영웅적인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조용한 일상의 회복이었다. 오래 뒤틀렸던 질서가 제자리를 찾아갈 때, 삶이 맺는 열매는 늘 그렇듯 작고 조용한 것들이다. 무뎌졌던 감각이 살아나고, 굳어 있던 마음이 풀리며, 밥맛이 돌아오고, 길가의 들꽃이 눈에 들어왔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변화일지 모른다.

신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종종 믿음을 특별한 순간이나 극적인 체험에서 찾으려 하지만, 성경은 반복해서 우리에게 ‘오늘’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오늘 너희가 그의 음성을 듣거든 너희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라”(히브리서 3:15) 하신 말씀처럼, 하나님은 어제도 내일도 아닌 ‘지금 여기’에서 말씀하시고 일하신다.

한 가지 목표에만 몰두해 다른 감각에 무뎌진 삶은 치열할 수는 있어도 풍성하진 못하다. 하나님은 우리가 오늘의 일과 후 피로를 느끼고, 오늘의 감사에 눈뜨고, 오늘의 기도에 마음을 여는 삶을 살기를 원하신다. 때로 길가의 꽃을 바라보는 여유, 따뜻한 밥 한 끼에 감사하는 마음, 아침저녁의 온도 차이를 느끼는 감각, 이 모든 것이 회복될 때, 우리는 비로소 ‘믿음으로 하루를 살아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된다.

신앙의 현재성이란, ‘주어진 오늘’을 하나님 안에서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우리는 다시 삶의 온기를 느끼고, 다시 기뻐하며, 다시 노래할 수 있게 된다. 그 자리는 감격과 들뜸과 미래에 대한 소망으로 부풀음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치 정의 실현의 자리가 일상의 삶이 제자리로 돌아가 여전히 뜨고 지는 태양 아래 주어진 일상을 이전의 마음이 아닌 조그마한 소망을 갖고 살아내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 한 주도 믿음 안에서 현재를 살아내는 은혜가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