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다

소망의언덕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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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가끔 이렇게 말한다. '할일 없으면 시골에가서 농사나 짓지 뭐'라고 말이다. 그러나 농사짓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농사와는 관계없은 삶을 살다가 농촌에와서 농사를 짓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언제 어떤 작물을 파종해야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계절마다 뿌려야하는, 심어야 하는 작물들을 알기 어렵다. 뭐 유튜브에서 검색하여 혹여 알았다 하더라고 그 전에 먼저 퇴비를 넣고 땅을 가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게 언제 무엇을 해야할지를 모르기에 농사가 어렵다는 것이다. 

철들다. '사리를 분별해 판단하는 힘이 생기다'라는 뜻이다. '그 녀석 군대 갔다 오더니만 철 들었네', '아직 철이 없어 그러하니 어떠 하겠나' 원래 '철'은 규칙적으로 되풀이되는 자연 현상에 따라서 일 년을 구분하는 계절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봄철, 가을철 등등 말이다. 한 해 가운데서 어떤 일을 하기에 좋은 시기나 때를 일컫기도 한다. '씨앗 파종의 제철은 봄이다'. '철들다'는, '제철에 들어 섰거나 농사지을 계절을 제대로 알게 됐다'는 것이 원래 의미다. 그러니까 '철들다'는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 최적의 때가 됐음을 말한다. 인간이 나이가 들면서 혹은 삶의 경험이 풍부해지면서 성숙해짐을 비유한다.

그래서 철들려면 계절이 쌓이고 쌓여야 하는 것이다.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그 계절의 의미와 그 계절에 해야 하는 일들을 알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하는 것까지 나아가야 철들었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계절은 사철이 있다. 그 중간에 초봄, 한여름, 늦가을, 꽃샘추위 등의 중간 계절이 있다. 한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계절처럼 많은 변화와 예기치 못한 계절에서 당황스럽기도 한 일들을 겪는다. 살을 에는 고통을 주는 매서운 겨울과 무기력하게 만드는 여름, 그리고 따뜻하고 감격하고 기뻐하고 노래하는 봄과 가을이 있듯이 인생의 사계(四季) 속에서 별의별 일과 사건을 만나게 된다. 그 일년을 살아가는 동안 그전보다는 더 자라고 단단해지고 성숙해 가는 것이다. 세월이 만드는 놀라운 일들이 있다. 

‘나는 겨울은 좋고 여름은 싫어, 나는 봄만 있다면 좋겠어, 이제 비가 그만왔으면 좋겠어’라는 말들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도 역사의 주관자이시며 다스려 가시는 하나님의 영역임을 인정하는 모습으로 변해야 할 것이다. 그것들이 있기에 식물이 싹이 나고, 잎이 나고, 자라고, 꽃피고 열매 맺는 것이다. 날씨까지도 하나님의 주권에 나를 내려놓는 자세, 인생 사계에서 만나는 수많은 일들이 주님의 일하심의 방법임을 고백하며 그 가운데 나를 세워가는 자세이어야 한다. 이렇게 일 년을 살아가면 비록 작고 볼품없을지라도 열매는 맺히게 된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아도 된다. 철(계절)을 보내다 보면 철 들게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