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을 쓰는데는 많음 부담감이 있다. 수도원을 방문했던 많은 교회 중 몇 교회를 향한 이야기라고 잘못이해할 것이 걱정이 된다는 면에서 그렇다. 그러나 이것은 이번 여름 많은 교회의 수련회 모습에서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기 때문에 오해하지 말고 읽어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수도원을 방문하는 교회들의 여름 수련회가 끝났다. 지난 7월 초부터 시작해서 어제까지 많은 교회들이 이곳을 방문했다. 교회 중고등부, 청년부, 장년부, 그리고 교회 관련 단체들까지 있었다. 뜨거운 여름같이 뜨거운 은혜의 장이 펼쳐졌다. 찬양과 말씀과 기도 그리고 각양 특강이 있었다. 교회들마다 개 교회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었다. 외부 강사, 부서 담당 교역자, 각 부서 교사들의 헌신이 있었다. 여전히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 일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숫자는 줄어들고 있으나 여전히 하나님의 자녀들이 세대를 이어 계속 세워지는 현장을 보게 된다. 

한편으로 우려되는 모습이 너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수련회에 참여하는 숫자의 급격한 감소를 보게 된다. 코로나 이전에는 감소 추세에 접어든 모습이었으나 코로나 이후에는 감소 추세에 가속페달을 밟은 한국 교회를 보게 된 것이다. 앞으로 몇 년 지나지 않아 교회 수련회마저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하게 된다. 이런 추세로 가면 곧 그 우려가 현실이 될 확률이 아주 높다. 불과 얼마 전까지 유럽 교회들이 무너져 가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했던 우리가 이제는 그 현실을 맞이하게 될 모양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렇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 

왜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대안이 될 행동을 하지 않는 오늘의 교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역사를 구하며 처절한 몸부림으로 기도의 자리에 나가는 교회가 없고, 성도도 없다. 말씀으로 결론 내고 전 삶을 급진적으로 살아내는 모습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이번 수련회를 하는 동안 밤을 새워 노닥거리는 모습은 많았으나 밤을 새워 기도하는 모임은 보기 힘들었다. 어마무시한 음향시스템을 장착하고 뛰며 찬양 하면서 땀 흘리고 목청껏 노래는 했으나 주님의 임재를 바라며 몸이 땀에 젖도록, 목이 쉬도록 기도한 교회는 없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교회는 극히 드물었다. ‘수련회만이라도’라는 말로 재미있게 놀고, 맛있는 통닭, 피자, 수박, 아이스크림 먹이는 데는 부지런했으나 공동체 예절, 개인 예절과 상식적 행동을 가르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교회가 상식적이기라도 했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식사문제도 생각해볼 문제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히 중 고등부 학생들은 밥과 고기만으로 식사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채소 종류는 아예 건너뛰고 오직 고기만으로 배를 채우는 많은 학생들이 있었다. 건강한 식단으로 최선을 다해 보려는 수도원의 방향에서 생각할 때 많이 아쉽고 안타까웠다. 얼마전 라디오에서 한 의사가 한 말이 있다. "요즘 젊은 세대는 50, 60세대보다 건강하게 오래 살지 못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먹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재료 본연의 맛을 읽어버린 음식들, 야채를 너무 먹지 않는 세대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였다. 교회에서 심각하게 생각해볼 문제이다. 

그래도 여름 수련회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일 하셨음을 믿는다. 그 작은 벽돌 한 장을 쌓은 것으로 한 영혼이 조금씩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자라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 속에서 일 하시는 하나님을 기대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