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를 뽑으며 내 마음의 잡초를 뽑으며(12)

smw0191@gmail.com
2021-09-11
조회수 18

수도원을 방문하는 분들이 넓은 잔디밭을 보며 좋다고 말합니다. 동시에 “이 잔디를 어떻게 관리하세요. 저는 조그마한 잔디밭 관리도 너무 힘든데…..”라고 말합니다. “아, 이거요. 하나님께서 해 주십니다. 잔디가 잘 자라지를 않습니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깍으면 됩니다”라고. “아니 그래도 됩니까?”, “그럼요, 땅이 박해서 잔디가 잘 자라지를 않습니다. 이게 다 하나님의 은혜지요.”

금 년 들어 두 번째 잔디를 깍고 정리작업을 하면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의 삶 그 어느 것 하나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것이 없음을 되새기게 됩니다. 내가 뭐 대단한 사람이었고, 대단한 일을 할 줄 알았었는데 이것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은혜입니다. 목사로 살아가는 이것이 다 주님의 은혜 베푸심의 결과라는 사실 앞에 마음 한켠에 그런 생각을 했던 제가 한없이 부끄러워집니다. 하여 남은 시간 동안 감사하며 성실하게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주님 부르시는 그날까지 직장인들 만큼만 성실하고 책임있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목회라는 것이 뭐 대단한 일이 아닙니다. 어깨에 잔뜩 힘을 넣고 성도들 앞에 설 자리도 아닙니다. 목회 아닌 다른 일을 했다면 대단한 일을 해서 굉장한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는 분들도 많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 자신을 엄밀히 돌아보면, 목회가 아니면 사회에서 그냥 별 볼 일 없는 그렇고 그런 사람으로 살아갈 가능성이 너무나도 많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목사랍시고 대접받고, 남모르게 어깨에 후까시를 잔뜩 넣었던 지난날이 부끄러워집니다.

그러다가 오늘의 교회 현실을 바라보며 마음 한켠이 아려옵니다. 에스겔 선지자의 피맺힌 절규가 들려옵니다. (겔16장) “여호와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너 사람아, 너는 예루살렘 도성이 얼마나 더럽고 흉악한 짓들을 하고 있는가를 똑똑히 깨우쳐 주어라! 너는 이렇게 책망하여라. ‘나 주 여호와가 말한다. 네 출신과 가문만으로 따진다면 너는 가나안 원주민의 딸이다. 네 아버지는 아모리 족속의 남자요 네 어머니는 헷 족속의 여자이니 너는 이 땅에서 태어난 본토박이이다. 그러나 네 부모들은 너를 돌보아주지 않았다. 그들은 네 탯줄을 잘라 주지도 않았고……그때 마침 내가 네 곁을 지나가다가 피투성이로 버둥거리는 너를 보았다. 그래서 내게 네가 살아서 번창하라고 말하고 너를 꽃처럼 피어나게 하였다…..그때가 내가 다시 네 곁을 지나가다가 네가 이미 다 자라 사랑할 나이가 된 것을 보고 너를 아내로 삼았다……그런데도 너는 내가 도와준 것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네 아름다움과 명성만을 뽐냈다. 이제 너는 기고만장하게 되어 지나가는 사람 누구에게나 네 아름다움을 가지고 유혹하였다……………”

(겔16장)의 모습이 오늘의 내가 아닌가 싶어 마음이 아려옵니다. 다시 처음 자리로 돌아가렵니다. 수도원에 들어온 가장 큰 이유는 기도였습니다. 밖으로부터 들려오는 소식을 가지고 주님 앞에 엎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소식이면 찬양으로, 마음 아픈 소리이면 가슴을 뜯으며, 절망의 소리이면 눈물로 주님의 긍휼을 구하는 자리로 나아가렵니다. 은혜 베푸셨던 주님 앞에 처음 마음으로 나아갈 영혼들을 보기 원하는 마음 간절해집니다. 처음 나서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사람이 나타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 사람을 기다립니다.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