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의 힘

소망의언덕지기
조회수 37



기차를 세우는 힘, 그 힘으로 기차는 달린다

시간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미래로 간다

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 그로 인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안다

무엇이 되지 않을 자유, 그 힘으로 나는 내가 된다

세상을 멈추는 힘, 그 힘으로 우리는 달린다

정지에 이르렀을 때, 우리가 달리는 이유를 안다

씨앗처럼 정지하라,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

                                        -백무산, 정지의 힘-


   현대인의 병중의 병은, 쉬지 못함의 병이라 할 것이다. 바쁨, 분주함, 늘 일이 있음 등이 성공의 모습으로 각인된 오늘이다. 영화 ‘타짜’에서 평경장(백윤식)이 정마담(김혜수)에게 고니(조승우)를 소개하는 장면에서 평경장이 정마담이 운영하는 숍에 들어갔을 때 정마담은 전화를 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평경장과 고니가 숍으로 들어오기 바로 전에 일부터 전화를 들고서는 마치 바쁘게 일하는 척 연기를 한 것이다. 이것이 오늘 우리의 모습일 수 있다. 미미한 겨자씨 하나도 기실 정지의 힘으로 피어난다는 것, 하지 않을 자유가 하게 하는 힘이요, 되지 않을 자유가 되게 하는 힘이라는 것.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쓰신 스님, 막상 당신은 멈추지 못했다.

  ‘멈춤’으로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본다. 달리는 중에는 보지 못하는 것을 속도를 낮춤으로 인해 본다. 그래서 걷기 열풍인지도 모른다. 느리게 걷기는 묵상이다. 그 길에서, 천천히 때로는 멈춤의 자리에서 길 위에 서 있는 나를 본다. 나그네임을 본다. 보이는 세상에 파묻쳐서 욕망의 불구덩이를 향하는 나를 본다. 그리고 무엇을 향해서 가야할지를 보게 된다. 

  이제 2022년도 두 달 하고 조금 더 남았다. 아침저녁으로 스산해지는 날이다. 곧 겨울이 올 것이고 금년도 이렇게 기울어가게 될 것이다. 잠시 멈추어야 한다. 누구를 의지해서, 무엇을 향해, 그리도 바쁘게 달려가는지를 봐야 한다. 무엇보다 내가 누구인지를 봐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신다. 이 믿음이 우리를 멈추게 한다. 이 믿음이 없는 자 멈추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