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와 기도

소망의언덕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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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문제 중의 하나는 ‘소통의 부재’가 아닐까 한다. 서로가 통하지 않는 시대, 그래서 불신과 갈등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사람이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말(言)’이다. 그런데 말을 하면 할수록 단절이 되어 버린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인간에게는 ‘듣기’와 ‘말하기’ 두 개가 있다. 듣기는 내가 내 바깥의 것을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요즘 우리 사회의 문제는 아마도 이 듣기가 안되는 것이다. 저 사람이 하는 말을 내가 듣고 소화해서 그것을 바탕으로 말을 해야 하는데, 그걸 안 듣고 내 말 만하니까 소통이 안 되는 것이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하라’는 말이 있다(약1:19). 먼저 ‘듣기’에 애를 써야 한다. 그리고 ‘말하기’가 필요하다.  

‘기도’가 무엇일까? 내 소원을 정하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기를 위해 하나님께 말하는 것, 조르는 것, 윽박지르는 것이 기도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내가 하기를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듣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받은 것(들은 것)에 나를 순종의 재물로 드리기 위해 하는 것이 기도이다. 나의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토해내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원하심이 무엇인지를 듣는 것이 기도다. 그런 면에서 기도는 ‘소통’이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과 소통하였다. 그러나 범죄 후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후에는 ‘소통의 부재’가 현실이 되었다. 그러니 내가 신앙생활, 사회생활의 규칙을 나름 정하고 거기에 자신을 맞춰 살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람은 ‘소통의 사람’이다. 다른 말로 하면 ‘기도의 사람’이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뜻과 마음을 알고 그것에 순종한다. 기도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뜻을 묻고 순종의 자리로 나가는 사람이다. 

나의 원함이 아니다. 내 방법도 아니다. 나의 시간도 아니다. 오직 하나님의 원하심과 방법이며 하나님의 시간표에 나를 맞추는 것이다. 이것이 십자가를 지는 모습이다. 자기를 부인하는 자는 그렇게 한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다. 그러니 믿음과 인내가 요구된다.